미루고 미루던 치과에 다녀온 기분이다. 왜냐하면 미루고 미루던 치과에 다녀왔기 때문이다.
나는 카페인이 잘 받지 않는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심장이 뛰고 향이 심한 아메리카노의 경우 냄새만 맡아도 심장이 뛴다.
점심을 먹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팀원분이 커피를 돌렸다. 지난 회식 글에서 알다시피 나는 팀원분들과 친하지 않다.
고로 내가 아메리카노를 못 마신다는 것을 모르신다. (안다고 해도 내 것만 따로 사오는건 좀 그럴테지만 말이다.)
못 마신다고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감사하다며 받았고 조금씩 찔끔찔끔 열심히 마셨다.
옆자리 타 팀원분께 나눠드리고 싶었지만 이제 조금은 마실 수 있지 않을까..?라는 근자감을 가지고 한 입을 마셔버렸고 마시는내내 왜 먼저 마셨을까 후회했다..
아메리카노를 마시지 못한다 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반응은 '아직 애기네 애기야', '으른이 아니야'라고 말을 한다.
그리고 오늘 또 나는 으른이 되지 못했다.
오늘 미루고 미루던 사랑니를 빼러 다녀왔다. 교정 후 치과에서 빼라고 했었는데 마취하는게 무서워서 가지 못했다.
교정을 하면서 치아 4개를 발치 했었는데 그때 마취가 너무 아팠던 기억이 있어서 더 이상 마취를 하고 싶지 않았다.
미루고 미루다 왼쪽 아래 사랑니에서 계속 염증 맛이 나고 통증이 간헐적으로 있어서 결국 발치를 하기로 했다. 기존에 충치 치료를 위해 다니던 치과에서는 신경과 너무 가까이 있다고 대학병원에서 빼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지인분이 일하는 치과는 사랑니 발치 전문이라서 그곳으로 가기로 했고 발치 후 밥을 먹을 수 없으니 꼭 식사를 하고 오라고 했다.
마지막 만찬(?)으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소울 푸드인 떡볶이를 택했고 역 안에 있던 떡볶이집은 생각보다 맛있었고 오뎅을 3개나 먹었다. (오뎅 한 개 더 먹을걸,,)
-
첫 방문이라 등록과 이 사진을 찍은 후 마취를 시작했다. 너무 긴장해서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덜 아파서 안심이었다.
마취를 하고 스케일링을 하기 전 기다리는데 손이 덜덜 떨렸다. 그 손을 보는데 너무 웃겼다ㅎㅎ
스케일링을 너무 잘해주셔서 거의 잤다(?) 마취 때문에 감각도 많이 없었던 것 같다.
-
기다리던(안 기다림) 사랑니 발치가 시작되고 턱을 목에 아예 붙이라고 하시면서 이를 빼는데 안그래도 무턱인데(?) 이러다 턱이 사라지는 건 아닌가 싶었다. 이가 누워있지는 않았지만 안쪽 깊숙이 있어서 빼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다행히 금방 뺄 수 있었다.
생각보다 피가 많이 나서 지혈을 잘해줘야 한다고 했다. 2시간 뒤에 거즈를 제거하라고 했는데 2시간 10분이 지난 지금도 피맛이 계속 나고 있어서 씻고 빼볼 예정이다. 마취가 아직 다 풀리지 않았는데 다 풀리고 찾아올 고통이 너무 무섭다..
그래도 미루고 미루던 사랑니를 발치해서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 오른쪽도 빼야 하는데,, 그것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자.
끝.
'1 > 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랜만에 올리는 근황 (0) | 2022.07.11 |
---|---|
어린이날, 종소세 신고를 하다. (feat. 난 으른이야) (1) | 2022.05.05 |
회식은 좀,, (0) | 2022.04.27 |
모든게 처음이었던 그리운 겨울 제주 (0) | 2022.01.19 |
12월의 마지막 날, 2021년의 마지막 날의 기록 (0) | 2021.12.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