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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마리'를 보다 (feat. 구교환전)(스포ㅇ)

by 오오! 2021.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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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영화 '세마리' 후기를 쓸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영화 '세마리' | 감독 : 이옥섭감독 | 출연 : 심달기, 구교환배우

출처 : 다음

10월 8일 '구교환전' 예매에 성공하여 한번 더 보고 왔고 여러 작품 중 '세마리' 후기를 써보려 한다.

 

짧은 후기

영화 '세마리'는 겨울이라는 개(강아지라고 하기엔 크다)를 키우는 달기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불러 겨울이와 대화를 하는 내용이다.

 

영화를 보면서 달기의 행동과 말들에서 답답함을 느꼈었다. 왜 직접 물어보지 않지?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면 되잖아. 왜 저렇게까지 하지? 등등 그리고 여전히 그 답답함은 남아있다. 그럼에도 달기의 마지막 말속에서 달기 스스로 그동안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해냈다는 후련함이 담겨있는 것 같았고 달기의 용기를 보여준 대사인 것 같아서 좋았다. 어쩌면 달기가 애커를 부른 것부터가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진실을 마주하기 위해 용기를 낸 것이 아닐까 싶다.

 

애커는 겨울이가 달기에게 불러주고 싶은 노래가 있다고 했다며 그 노래를 대신 불러준다고 하면서 '윤종신-부디'를 불러주었다. 영화가 전혀 슬프지도 않고 소소한 웃음 포인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애커가 담담하게 노래를 부르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두 번째로 본 '세마리'는 놓치는 장면 없이 모두 담을 수 있어 더 좋았고 지금은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없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곳곳에 놓인 웃음 포인트와 영화 속에 담긴 메시지들의 조화가 너무 좋았다.

 

영화 말미쯤 달기는 애커(애니멀 커뮤니케이터 줄임말)가 돌아간 후 혼자 소파에 앉아서 이렇게 말을 한다.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시작도 안 했을 텐데 오빠랑 사귀는 것도, 겨울이를 키우는 것도'

'그래도 하고 싶은 말 다 해서 좋다 (후련하다)'

 

가끔 그럴 때가 있는 것 같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하지 말걸..

그래도 하고 나니까 속이 후련하긴 하네 

 

그래서 마지막엔 달기에게 조금은 공감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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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부터는 스포가 포함된 세마리 전반적인 줄거리와 구교환님을 앓는 내용들이 나옵니다◡̈ 

출처 : 다음

 

줄거리

달기는 겨울이를 키우고 있었다. 그러던 중 겨울이를 잃어버리게 되고 얼마 후에 아파트 현관 앞에서 겨울이와 똑같이 생긴 개를 발견한다. 겨울이인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달기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부르기로 한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발음하기 힘들어하는 달기에게 '애커'라고 불러달라고 한다. 영화 시작은 달기가 아닌 애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애커는 세차장 그녀를 짝사랑하고 있어 황사가 많은 요즘 세차를 하면 망가진다는 말에도 계속해서 세차를 하러 가고 결국 차는 망가지고 만다. 여기서 웃음 포인트가 나오는데 애커가 차 안에서 짝사랑 그녀에게 '다음에 또 올게요~'하는 목소리가.. 굉장히 귀엽다..ㅎㅎ

(아, 참고로 애커를 연기한 배우는 아시겠지만 '구교환'배우이다.)

 

차에서 내린 애커는 달기가 일하는 곳으로 큰 캐리어를 끌고 이동을 하는데 캐리어를 타고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장면 중 다급하게 '멈춰주세요. 멈춰주세요.' 하는 장면이 있는데 톤은 일정하지만 그건 정말 진심으로 멈춰달라고 하는 도움의 목소리였고 옆에 있던 스탭분이 달려가서 잡아주는 그 장면이 너무 귀여웠다.. '멈춰주세요. 멈춰주세요.' 하는 그 다급한 목소리는 정말.. 귀엽다.. 

 

달기는 옷가게에서 일한다. 손님에게 옷을 판매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보다 보면 '옷을 팔고 싶은 게 맞나?'싶은 심드렁한 목소리와 말투들이 달기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애커가 겨울이의 주인 달기를 만나러 옷가게에 도착하고 사장이 와야 집에 갈 수 있는 달기는 애커와 함께 기다리게 된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달기는 '짝사랑은 되게 추한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하는데 애커가 짝사랑 중인 것을 알지 못하는 달기는 본인의 처지를 생각해서 말한 거겠지만 짝사랑 중인 애커는 괜히 본인이 찔려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달기도 짝사랑하는 그가 있다. 그리고 그는 달기의 남자친구이다. 사장을 기다리는 동안 옷 가게 안 애커와 달기의 대화 속에서도 웃음 포인트들이 많다. 

 

20분이 넘게 오지 않는 사장 때문에 참다 참다 말한 "정말 늦게 오시네요" 말하는 애커의 말투와 표정, 다음에 다시 약속을 잡고 오겠다는 애커를 못 가게 하기 위해 옷가게에 있는 옷들을 보라며 앞은 짧고 뒤는 길며 시스루인 흰색 옷을 공짜로 주겠다는 달기. 둘의 합이 재밌게 잘 맞았던 부분인 것 같다.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애커와 달기는 겨울이를 데리고 집으로 간다. 달기는 '겨울이를 잃어버린 적이 있는데 얼마 후에 여기, 여기 현관 앞에 겨울이가 딱 앉아있는 거예요. 겨울이보다 다리가 조금 더 긴 것 같긴 한데 아무튼 겨울이가 원래 안 그랬는데 그 이후로 사람을 물려고 하고 짖고 그래요.' 말한다.

 

애커와 겨울이의 대화가 시작되고 달기는 그동안 궁금했던 것을 물어본다. 처음엔 겨울이가 좋아하는 것들 물어보던 달기는 어쩌면 겨울이에게 정말로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 중 하나인 지난주 남자친구와 둘이 있을 때 무엇을 했는지 물어본다.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포털 사이트에 영화 '세마리'를 검색 후 나온 주요 정보에 미세먼지가 심해 나가지 못하겠다던 남자친구가 나 몰래 외출을 한 것 같다.라고 나와있기 때문이다.

 

달기는 답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겨울이에게 확답을 들은 달기는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고 의심하고 있었던 내용들을 물어보지만 남자친구는 '졸리다, 누가 그랬냐, 누구한테 들었냐'만 반복할 뿐 제대로 된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 진실을 묻는 달기에게 대답을 해주지 않고 출처를 묻기만 하는 모습이 정말 화가 났다.

 

남자친구와의 통화를 듣던 애커는 달기에게 말한다.

'상대방에게 그렇게 마음을 표현해야 할 정도면 그건 관심이 없는 거래요 겨울이가'

이 문장이 되게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

 

한참을 앉아있던 달기는 가야 한다는 애커를 비싼 물건으로 붙잡고 정말로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 하나를 더 물어본다. '너는 겨울이가 맞니?' 돌아온 대답은 '저는 겨울이가 아닙니다. 그래도 여기 계속 있어도 될까요?'라는 대답이었다.

 

'나이는 3살인 이름이 없지만 겨울이라고 불러주면 안 될까요?' 하는 개의 말에 달기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엎어진다. 그리고 애커는 겨울이가 들려주고 싶다고 한 노래를 대신 불러주겠다며 '윤종신-부디'를 부른다. 애커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달기와 겨울이가 함께했던 추억들이 지나간다. 그 추억 속 겨울이는 진짜 겨울이일까 겨울인줄 알고 착각했던 겨울이와의 추억일까?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윤종신-부디'는 겨울이가 달기에게 불러주고 싶었던 노래일까 아니면 하루 동안 달기를 지켜본 애커가 달기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어 겨울이를 핑계로 불러준 노래일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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